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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항공수하물 클레임은 제발!!!

마래바 2012. 2. 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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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다 보면, 불가피하게 짐을 부치곤 한다.

가벼운 여행이나 비즈니스 정도면 휴대하는 가방 정도로 충분하겠지만, 맘 먹고 하는 여행에는 짐이 동반되기 마련이고 양과 부피가 커지면 항공기 화물칸으로 부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번 항공 수하물의 특성이나 팁 등을 소개해 왔듯, 항공 여행에서 짐을 분실하거나 일부 파손되는 등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

이런 피해를 예방하는 것은 당연히 항공사 몫이겠지만, 그에 앞서 여행 짐을 어떻게 준비하고 부치느냐에 따라서도 적지 않은 부분에서 수하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 동안 항공 수하물에 대한 이야기를 대충 뽑아보니 엄청나게 많기도 하다.  뭔 할 얘기가 그리 많았던 걸까? ^^;;  어쨌거나 이렇게 할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곧 항공여행에서 수하물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왜 내 짐만 안 나오냐고요!!

왜 내 짐만 안 나오냐고요!!

하루는 어떤 여행객이 본인 짐을 잃어 버렸다며 찾아 줄 것을 요구해 왔다.

당연히 우리 항공사를 이용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상담에 들어갔는데,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이 고객은 쥬리히에서 A 항공사를 타고 파리까지 여행할 때 짐을 분실한 것이다.  그러고는 우리 B 항공사에 짐을 찾아달라 요청한다.

짐을 잃어버린 곳은 A 항공사인데, 왜 B 항공사에 클레임?

물론 가장 큰 것은 언어 문제였다.  클레임을 하려 해도 내가 원하는 상황을 설명하고 원하는 조치를 받으려 하지만, 그것이 언어 소통 문제로 쉽지 않았던 것..

확인해 보니, 며칠 뒤 우리 B 항공사를 이용하기로 되어 있는 상태였기에, (장래) 고객의 편의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A 항공사에 해당 짐이 어디서 어떤 문제가 있는 지 알아 보기로 했다.  여러 경로로 확인해 봤지만 그 짐의 소재는 찾을 수 없었고 그 사실을 고객에게 안내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부터 발생했다.

고객은 우리 B 항공사에게 자신이 직접 쥬리히 다녀 올테니 항공권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해 왔다.  우리는 잠시 혼란에 빠졌다.  우리가 뭔가를 잘 못 들은 걸까?  지금 고객이 분명 우리에게 쥬리히 다녀올 왕복항공권을 요구한건가?  A 항공사가 아닌 우리 B 항공사에?  

다시 고객에게 되물었지만,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자신이 항공권을 구입할 때 B 항공사를 통해 쥬리히 - 파리 구간은 A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리 - 서울은 B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예약하고 돈은 "B" 항공사에 지불했으니, 이번 짐을 분실한 구간은 비록 A 항공사 이용할 때 발생했지만 B 항공사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고객의 뭔가 착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차근 차근 설명했다.

항공 수하물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해당 항공사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고, 만약 한꺼번에 2개 이상의 항공사가 함께 연결된 여행 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는 관계된 모든 항공사에서 책임을 지는 게 타당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아직 이용하지도 않은 (일 주일 후에 여행할) 항공사에게 책임을 물어 보상하라는 요구는 맞지 않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고객님, 막무가내다.

내가 돈을 지불한 곳이 B 항공사이니, B 항공사에서 수하물 사고에 대해 책임지라는 말씀..

....................................

여러 차례 설명과 이해를 구했지만, 이 고객님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신다.  결국 마지막으로 정중하게 거절할 수 밖에 없었고, 더 이상의 도움도 드릴 수 없게 되었다.

항공 여행에서 수하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하물 클레임을 할 수 있는 경우와 주의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A 항공사 1개만 이용했을 때: (당연히) A 항공사에 클레임

2. A 항공사, B 항공사 등 2개 이상 항공사를 한꺼번에 이용했을 때: A, B 어느 항공사에도 클레임

예를 들어 서울 - 도쿄 - 아틀란타 여정으로 짐을 한번에 서울에서 아틀란타까지 부쳤는데, 문제가 생겼다면 양쪽 구간 운송한 항공사 어느 쪽에라도 클레임 할 수 있다.

다만, 한 구간에서 완전한 여행이 종료되었을 때, 즉 짐을 부치고 도착해 짐을 되찾은 그 순간까지의 여행에서는 해당 항공사에만 클레임해야 한다.  그 짐을 들고 다음 구간 항공사에서 직접 짐을 부쳤는데 문제가 발생했다면 문제가 발생한 항공사에만 클레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3. 클레임 시한

일반적으로 여행 짐이 도착하지 않았거나, 내용품이 분실되었을 때는 21일 이내, 파손되었을 경우에는 7일 이내 항공사에 신고해야 한다.  물론 이 기간 지났다고 클레임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나중에 법적인 문제까지 가야 하는 경우에는 이 신고 기한 때문에 불리한 입장이 될 수도 있다.

4. 귀중품은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간혹 부치는 짐에 현금을 넣었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대단히 위험하다.  여러 단계를 거치며 운송되는 것이기에 사람의 손을 타기 쉽다.  또한 실제 현금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증명할 수도 없는 현금을 배상하기는 쉽지 않기에 주의하는 게 좋다.

하지만 여행 중에 구입해 가방에 넣은, 구입 영수증 등이 있는 경우에는 배상 가능성이 높다.  구입 영수증 등은 필히 챙겨두는 게 좋다.

개인 자가용 비행기 정도는 돼야~

개인 자가용 비행기 정도는 돼야~

5. 수하물 벨트 등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긁힘, 상처 등은 보상 받기 어렵다.

여행 가방은 말 그대로 내용품을 보호하고 포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가방 그 자체는 이동 과정에서 여러가지 상처라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깨지거나 파손되는 경우는 당연히 항공사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지만, 경미한 긁힘이나 상처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고가의 (명품) 가방은 부치지 않는 게 좋다. ^^;;


마지막으로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통해 다른 도시로 여행하려는 분들은 특히 항공 수하물을 주의하는 게 좋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 자체의 열악한 수하물 시스템은 악명이 높다.  오랜 세월 여객 터미널을 개축, 증축, 신규 건설하다보니, 각각의 시스템들이 합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인천공항 같은 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하물 분실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사고율도 다른 유럽의 여타 공항에 비해서도 대단히 높다.  물론 그 만큼 항공교통, 환승의 중심공항이라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수하물 사고율이 높은 것 만큼은 부인하지 못한다.

특히 파리공항에서 저비용항공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파리에서 한번 짐을 찾으시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짐을 찾아 다시 연결하는 항공사에 직접 부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항공 여행에서 부치는 수하물이 없어지지 않는 한 사고 역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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