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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지상에서 스스로 후진(後進) 가능하다?

마래바 2012. 3. 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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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하늘에서는 맘껏 자유롭지만, 땅 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 민간 항공기의 경우, 지상에서의 움직임(이동)은 상당 부분 제약되는데, 그 이유는 항공기 자체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엔진의 힘으로 움직인다.  자동차처럼 피스톤을 움직여 직선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 바퀴를 굴리는 방식이 아니라, 터보 엔진에서 발생하는 뒷바람의 반작용에 의한 추진력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민간 항공기는 뒤로 움직이지 못한다.  자동차가 자유롭게 후진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비행기는 제트 추진력이 앞에서 뒤로만 발생해 앞쪽으로만 움직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항공상식] 항공기가 후진할 수 없는 이유

그런데 머지 않아 앞서 작성한 글을 일부 수정해야 할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자동차가 전후좌우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처럼 항공기도 지상에서 남의 도움없이 자력(自力)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이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작년(2011년) 말 독일 루프트한자(Lufthansa)는 자사 A320 여객기를 이용하여 지상에서 전후좌우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술을 적용해 시범을 보였다.  이 기술을 간단히 설명하면 전기 모터를 항공기 기어(Main Landing Gear)에 장착해 그 모터 힘으로 항공기를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전기 모터 장착해, 항공기를 지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실험 (e-Taxi)

동영상에서는 기존의 항공기가 굼뜨게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자유롭게 방향 전환은 물론 후진까지도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항공기가 지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은 이 실험 뿐만 아니라 다른 쪽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Honeywell & Safran 이 개발하고 있는 'Electric Green Taxiing System' 은 항공기의 APU(보조동력장치)에서 발생하는 전기의 힘을 이용해 메인랜딩기어에 장착한 모터를 구동시키는 방식이다.

L-3 Communications, 프랑크푸르트공항, 루프트한자, 루프트한자 테크닉, 에어버스가 공동으로 5일 동안 진행한 이번 실험이나 Honeywell & Safran 의 Electric Green Taxiing System 개발 등은 머지않아 항공기가 지상에서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하게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 참고로 항공상식 한가지, 현재 항공기가 뒤로 후진하려면 어떻게 할까?

공항에서 다들 한 두번씩은 본 적 있겠지만, 항공기가 터미널 건물에 접해 있다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는 뒤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데 이때는 주로 토잉 트랙터(Towing Tractor 혹은 Truck)가 항공기에 토우바(Towbar)를 연결하고 뒤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후진하게 된다.

거대한 항공기를 밀어내는 토잉 트랙터(Towing Tractor) 거대한 항공기를 밀어내는 토잉 트랙터(Towing Tractor)

왜 항공기 후진하는데 항공기 엔진을 사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당연히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노파심으로 설명하자면, 항공기 엔진 추진력은 기본적으로 앞으로 움직이는 전진 방향으로만 발생하기 때문에 후진 시에는 토잉 트랙터를 이용해야만 한다.  또 한가지, 항공기가 터미널 건물에 접현해 있을 때 엔진을 작동시키는 것은 엔진 후폭풍 등으로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다.

만약 위 실험을 통해 e-Taxi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아마도 토잉 트랙터(Towing Tractor)와 토우바(Towbar) 같은 장비는 공항 현장에서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른다.  더 이상 남의 도움을 기대지 않고도 항공기 스스로 전후좌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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